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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

20060402_책을 잠깐 덮고.

영어 교재를 들여다보다 샤프를 내려놓고 잠깐 생각에 빠졌다.


윈앰프를 실행하고 배경음악은 My aunt mary.


...


요 며칠 친구와 했던 얘기가 떠올랐다. 누구는 공사에 합격했다는 이야기. 누구는 교사로 발령됐다는 이야기. 어떤 식의 사업을 구상하고 꾸려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 이유없이 안주거리처럼 씹힌 사람들. 연봉이 얼마가 됐더라는 이야기. 역곡역을 기점으로 한 부동산 가격 분포에 대한 이야기(;)


어떤 얘기를 누구와 나눴는지조차도 확실히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들. 혹은 별 생각 없던 이야기들. 안전한 이야기들.


...


익숙해져 갈 수록 '나'의 이미지가 어딘가로 매몰되어간다는 느낌이 든다.

모래 속으로 조용히 빨려들어가듯.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있을수록 나 자신은 엷어져간다는 느낌이 든다.

그저 구성원들의 하나로, 마치 물방울들의 합처럼.


점차 내가 나인 것을 자각할 수 없게 되어가는 느낌이 든다.

거울 속의 눈을 감고 있는 자신.


...


일상을 바꿀 확실한 방법이란게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일상을 무너뜨리는 것이겠지만.


더 이상 모래성을 짓고 부수고 다시 짓듯이 삶을 다룰 수 없다는 것을 알아가는 요즘.


어딘가로 날아가고 싶다고 말하는 일이 예전과는 달리 단지 공허한 푸념에 지나지 않게 되어가는 오늘.


...


苟日新 日日新 又日新.


...


이제 윈앰프 끄고 공부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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