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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거부'라는 단어에 대한 거부감

네이버 뉴스 링크 : '종교적 병역거부자'에 대체복무 허용 결정

일단 대체복무제도 도입을 환영하는 바이다. 아직까지도 찬반양론이 들끓고는 있으나 매년 몇백명씩 멀쩡한 청년들이 벙역거부 때문에 호적에 빨간줄 가는 것을 감수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도입 취지에 대해서는 매우 찬성하는 바이다. 포스트 제목을 보고서 대체복무에 대해서 반대의견 아닌가.. 라고 생각하고 글을 클릭하신 분들에게는 심심한 사과를... 대체복무제 자체에는 찬성하는 바이다. 36개월이라는 기간도 그렇게 무리는 아닌 것 같고(개인적으로는 산업기능/전문연구요원와 비슷한 기간이라는 점 때문에 조금 난감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실제 근무할 환경도 일반인들이 수긍할 수 있는 정도라면 금상첨화이겠으나 그건 일단 좀 더 두고봐야 할 일이 아닐까.

하지만, 지금 하려는 이야기는 이것과는 다른 종류의 이야기다.

위의 뉴스에서는 다행히 '종교적 병역거부자'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종교적 이유의 병역거부자'로 그 대상을 한정하고는 있지만, 가끔 저 이야기가 나올 때 '종교적 이유'를 제외한 병역거부자를 지칭하는 말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라는 단어가 쓰이는 걸 볼 수 있다. 양심, 양심이라.

양심이라는 것, 개인의 선과 악을 판단한다는 것은 결국 개인의 몫일 뿐더러, 그 기준도 제각각일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그런 '개인적인 기준'을 들어서 자신의 '양심적'인 선택이 '병역거부'라는 것을 주장하는 것은 정당한 것일까. 개인의 기준으로 볼 때 옳은 것이라면 어떤 것을 주장하든, 그 주장에 대한 자유만큼은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 주장에 따른 행동이 위법이고, 그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되는 결과가 초래되더라도, 주장 자체가 옳고 그른 것을 떠나서 그 주장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단지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감옥에 가는 것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의견에 동조해주길 바라고 있다면, 최소한, 어떻게든 병역을 이행하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비양심적 병역이행자'로 만들어 버리는 이 명칭에는, 뭔가 좀 더 신경을 써야 하는게 아닐까. 일부의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대다수의 병역이행자. 특별히 그 두 집단에 있어서 어느쪽이 더 양심적인가라고 결론을 내릴 수는 없는 것 같다. 각자의 생각은 다를 수 밖에 없고, 각자의 정의도 다를 수 밖에 없으니까. 다만, 우리는 한국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어울려 살고 있는 사람들일 뿐이고, 특별히 누가 누구보다 더 선한지를 주장할 수 있는 기준 또한 확실히 제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이 명칭을 걷어내고, 각자의 선함을 재단하는 '양심'보다는 각자의 믿음에 기반하는 '신념'같은 단어를 사용할 수는 없는걸까. 양심적 병역거부는 양심적일까라는 의문을 품는 나같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신념에 의한 병역거부자'라고 한다면, 이와 같은 형태의 병역거부에 동의는 할 수 없어도 이해는 할 수 있는 사람이 좀 더 많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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