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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장사를 어떻게 하고 있는거야?

요즘 만성적인 맥북에어의 디스크 부족 현상에 시달리다가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64GB짜리 SSD에 맥과 윈도우를 설치해서 쓰고 있다;;) 싸구려 노트북을 하나 구입하기로 결심했다. 근데 다음주가 추석인지라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추석 택배와 겹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용산에 직접 가서 구매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최근에 용산에 직접 발품을 팔아본 적이 좀 오래되어 감각을 잃긴 했지만(?) 나진이나 선인상가를 돌아다니면 가격비교 사이트의 최저가에 가까운 정도 가격으로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예전에도 pc 부품이나 노트북이 급하게 필요하거나 하면 그런 식으로 구입하곤 했었으니까.

근데 이게 어찌된 일인지 ... 직접 나가보니 다나와에 리스팅된 최저가(일명 현금가)가 아니라, 카드/현금 동일가에 10%를 더 붙여서 팔고 있었다. 더 황당했던 건, 쇼핑몰을 따로 운영하고 있는 나진상가 내의 업체가 쇼핑몰에서는 40만원에 팔고 있는 물건을, 직접 매장을 방문했더니 45만원에 판다고 했던 것. 물론 쇼핑몰은 카드 결제가 가능한 쇼핑몰이었다.

아 이건 아니다. 싶어서 아예 쇼핑몰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에 전화를 걸어 '쇼핑몰에서 물건을 주문하고, 지금 물건을 직접 받으러 가도 되겠냐'고 전화했더니 오후 다섯시 이후의 주문은 처리가 안된다던 업체도 있었고. (용산에 늦게 간 내가 죄지)



조금 더 헤매본 결과, 대형 쇼핑몰 사이트에서 구입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한 시간 반동안 발품을 판 건 아깝지만 그냥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대신 용산까지 올라와서 그냥 가기 억울해 데니스를 만나 간만에 기름진 사보텐을 섭취하였다 (...)



집에 돌아오던 길에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아도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 용산에 직접 오는 사람들은 이젠 그냥 호구란 말인가? 대형 업체들이 운영하는 오픈 마켓의 경우에는 경쟁도 치열하고, 해당 업체의 자체 쇼핑몰까지 모니터링한다는 이야기도 듣긴 했지만 ... 자체 쇼핑몰과 현장판매 가격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도 이상하고. 뭐 전에도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긴 했었는데, 10%나 차이가 나는 경우는 없었다. 기껏해야 만원 정도나 차이가 났었을까. 그 정도면 그냥 '에이 기왕에 용산까지 왔는데 만원 아끼자고 발품을 더 팔기도 그렇고 ... 그냥 사자' 정도의 생각으로 구입하곤 했었는데, 매장판매 수수료(?)가 10%라 ...

오픈마켓에서는 박리다매를 하고, 어리숙한 사람이나 외국인을 대상으로 매상을 벌충하는걸까? 근데 이런 식으로 장사하면 얼마 못가 '용산에서는 멀리 떨어진 상가를 돌아도 비싸다' 이런 이야기 돌기 시작할거고, 방문객은 줄어들고, 점점 악순환만 계속되는거 아닌가 싶은데.


내가 겪은 경우가 특정 노트북의 수급 상황 때문에(사실 인기모델은 간혹 일시적으로 이런 경우가 있긴 했었다) 빚어진 현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은 모든게 대기업과 중소상인 간의 싸움인가하는 생각도 들고. 이제 중소기업이고 뭐고 죄다 경쟁력을 상실하고, 결국 효율적인 부품 역할에나 머무는 개인과 대기업만 남는건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꿀꿀했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비해 중고/리퍼 제품 취급하는 업소가 엄청 늘어나는 것 같던데, 이것도 나름 그런 경향을 반영하는 것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