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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

근황.20080915

1년동안 일어났어야 할 이벤트가 1개월로 압축되어 일어나고 있는 느낌.
매일매일 나의 감성은 롤러코스터다!

...

나란 인간은 역시 장기적인 플랜을 세우고 그 플랜을 진행시키는데 서투른 것 같다. 할 일은 하염없이 발 아래 쌓여가는데 쌓여있는 일을 바라보며 한숨짓는 일도 없이 하루하루를 보낸다. 정말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무엇인가를 하게 될까. 계획한 것도, 할 일도, 꿈꿀 것도 많은데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만을 달고 사는 것 같다. 해야할 일들을 끊임없이 회피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회피하면서도.

...

햇볕이 잘 드는 거실에 드러누웠다. 추석을 맞아 몰려왔던 친척들은 제각기 다들 흩어지고, 나 혼자 집에 남은 시간. 열어놓은 창으로 부드러운 바람이 조금씩 불어들었다. 오전의 햇살은 눈부시고, 따뜻하기 그지없어 마치 봄날같았다. 이런 날에는 잘 마른 이불 위에서 연인과 함께 뒹굴며 장난쳐도 좋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눈을 감았다. 미풍은 거실을 드나들었고 나는 기분좋은 평온함에 취해 있었다. 잠시 후, 나는 일어나 냉장고에서 차게 식혀진 복숭아를 꺼내들고 껍질을 벗겨 먹기 시작했다. 누런 색의 복숭아는 차가웠고, 혀 위에서보다는 목 뒤 언저리에서 더 달콤했다.

봄날. 미풍. 복숭아 향기. 평온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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