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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20091116

#. 블로그에 글이 없는 것은 - 바쁘기도 하거니와 삶에 대한 의욕과 욕망 자체가 감소하다보니 밋밋한 일상을 말빨로 재미있게 꾸며치는 능력조차 감소하여, 뭔가를 써내고 나면 스스로 보기에도 민망할 따름이기 때문입니다.

웃기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은 무가당 식빵같은 삶. 
그런거죠 뭐.



#. 몇 가지 일이 있었고, 몇 가지 일이 있을 예정이다 :



#.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이어지던 번역일은 또다시 엎어질 위기. 
짧게 설명하자면 '낼모레면 닷넷 4.0도 나오는데 지금 3.5 책을 내도 되는건가' 이런 이야기.

사실 동일한 주제에 대해서 버전 올라가는 것만 반영하는 그런 종류의 책이 아니라서, 나름 책의 가치는 있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어차피 사람들은 책 제목하고 서평만 보고 책을 구입하죠. 저도 알아요. 알고 있어요. 그냥 나 혼자 궁시렁거릴테니까 내버려두세요. 엉엉 이 야속하고 얄팍한 독자들아...

이러다보니 오기로 뭐 좀 다른 내용의 책이라도 번역을 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고 있다. 이런 조촐한 개인 블로그까지 와서 포스트를 확인하실 번역 출판 관계자분이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이 포스트를 보신다면 연락 한 번 주세요. 닷넷에서 아이폰까지, 데이터베이스에서 비즈니스 인텔리전스(+DW에  OLAP까지)까지 커버 가능한 성실한 번역자가 여기 있습니다.

맡겨만 주신다면 신용과 정직으로 최고의 결과물을 안겨드리겠습니다.

(뭐야 이거 왜 광고글이 되고;)



#. 그리고 두 달쯤 전, 실신하여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당장 죽을 병은 아니어서 차후에 두고두고 주위 지인들에게 심려를 끼치는 인간으로 남게 될듯한 예감이 든다. 나라고 꼭 이러고 싶은건 아니지만 뭐 내 몸이 그렇다는데 어쩌겠습니까. 그냥 받아들여.

사람이란게 스트레스 받는 나날이 이어지면 몸이 상하는거다 ... 라는 이야기를 몇 번 듣긴 했었는데, 결국 그 주인공이 되고 만 셈. 사실 최근에는 그렇게까지 무리한 일이 없 ... 이라고 타이핑을 하다보니 문득 여름에 NATON 만든답시고 회사 다니면서 밤에는 새벽코딩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 그때 무리를 하긴 했었구나. 근데 생각해보면 그런 것보다도 ... 당하고 싶지 않은 일 당하고 하기 싫은 일 하고 먹고 싶지 않은 것 먹고 하는 스트레스가 몸에 가져오는 영향이 더 큰게 아니었나 싶다. 어차피 무리했다고는 해도 그 프로그램 개발하는데 한달내내 밤을 새고 그랬던 것도 아니었으니까.

어쨌든 그리하여 몸이 갑자기 쇠약해진 관계로 병자 행세를 하고 있는 중. 시시때때로 죽을 먹거나 손두부를 사다가 간장을 끼얹어먹거나 하는 식생활을 즐기고 있는데, 의외로 이런 음식이 맛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놀라게 되는 요즘이다. 얼마전까지 내 입맛은 노인 입맛 + 톡특한 향신료 쪽인가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노인 입맛을 노약자 입맛으로 수정해야 할지도.

뭐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집중치료실에 수용되어 의식을 잃고 생사가 오락가락하는 환자들 한가운데에서 쿨하게 환자용 기저귀 디펜더를 차고 불타는 세계(응급실까지 찾아와 책을 빌려준 s씨에게 감사를)를 읽고 있었던 순간도 있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때 읽은 불타는 세계의 책 내용보다는 그 기저귀 못 차겠다고 간호사하고 실랑이 벌였던 것이 트라우마가 되어 평생 찌질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10대에도 20대에도 못 차본 기저귀를 30대에 차다니 이게 무슨 일입니까 대체. 기저귀라니 내가 기저귀라니.

지금은 다시 출근을 하며(약간 늦게 출근하긴 하지만) 회계 시스템 구축에 골머리앓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짠짠.



#. 그리하여(이 접속사 자주 나오는구만;) 심신이 고루 피폐한 관계로다가,
조만간 출퇴근을 좀 줄이는 방향으로 재계약을 하자고 할까, 아니면 휴직을 하겠다고 할까 고민하고 있다.

어찌 됐건간에 이런 식으로 일을 계속했다가는 정말 망가지지 싶어서
차라리 혼자 아이폰 어플이라도 근근히 팔아 입에 풀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꽉 차있는지라.

제길 믿을게 아이폰밖에 없는 인생이라니 뭐 이래.

생각해둔 일이 있기는 한데, 잘 될지 어떨지 몰라서 아직은 막연하기만 하다.
이러다가 정말 내가 연구를 하게 될 수 있긴 있는걸까?

그냥 어디서 딱 최저생계비만 나왔으면 좋겠다.
평생 책이나 파고 연구하고 그러고 살게.

... 뭐 물론 인터넷요금하고 노트북 교체할 돈은 있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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