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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7.8km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외근 일정이 잡혀있다. 외근을 나가야 하는 장소가 서울 서부(상암, 여의도 등…)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관계로, 이 정도 거리라면 운동삼아 자전거로 왔다갔다 해 보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 5/26(수)에 그 계획을 실행하였다. 코스는 집(인천) –> 상암 –> 여의도 –> 강남 삼성역. 네이버 지도로 길찾기를 해 보면 총 거리 59.82km, 택시비 42,500원(…), 자동차로 소요시간이 1시간32분이 나오는 대장정의 길. 8:30 조금 넘어 출발해서 중간에 일 보고 밥 먹고 그러면서 가다보니 회사에 도착한 시간은 무려 17:40.

이 날의 교훈은 다음과 같았다 :

  • 평소에 운동도 안 하다가 깝치면 큰일난다 (…)
  • 부천시 북쪽 오정구 산업단지를 끼고 가는 길은 자전거로 지나가기는 편한 편인데 군데군데 공장이 있어 공기가 별로.
  • 강서구에 들어서면 그때부터 괴롭다. 이 동네는 가카께서 자전거 장려 정책을 펴고 계셔도 그냥 쌩까나 봄.
  • 가양대교 건너고 나면, 상암 근처에서는 자전거 타기 좋다. 공원을 끼고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 여의도는 뭐랄까 … 여의도 공원을 벗어나서 자전거 타고 있노라니 무지하게 어색하더라.
    참고로 외근을 나갔던 회사에서는 일반 주차장에 자전거 주차장이 함께 마련되어 있어서, 자전거를 몰고 그냥 자연스럽게 주차장에 들어설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우와 캡! (요즘 다른 회사들도 이런가)
  • 고백할 것이 있습니다. 저는 얼마 전까지 한강변 자전거도로가 여의도에 있는 것만 말하는 건줄 알았어요 (…)
    논스톱으로 계속 페달을 젓는 경험은 독일에서의 자전거여행 이후로 전무했기에, 그야말로 온몸의 칼로리를 불태우며 시야가 하얗게 될 때까지 달렸음.
  • 한강변 자전거도로에서 바람을 막 맞다보니 … 아 이래서 사람들이 쫄쫄이를 입고 자전거를 타는구나-
    이날 바람은 동남동풍이 무지막지하게 불었다. (나는 동쪽으로 가던 상황이었으니 완전히 맞바람)
  • 청담 갤러리아백화점 근처에 있는 나들목을 빠져나와 청담역 –> 포스코빌딩 방향으로 거쳐 회사로 이동. 요즘 한창 9호선 공사중인 구간을 빼면 이쪽도 그럭저럭 달릴만은 하다. 다만 대놓고 자전거를 노려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그런 다음 나의 허벅지는 장렬히 퍼져버렸고, 자전거를 들고 전철을 탈 수는 없었으므로 회사에 자전거를 남겨둔 채 퇴각함.

 

P100526005

빌딩 내 마련된 주차장. (아악 블랙캣 콤팩트 3.0!)

P100526006

이렇게 주차장 내 도로의 한 끝으로 자연스럽게 나가주시면 됨. (물론 지하주차장이니 … 오르막길이다)

 

… 자전거를 회사에 갖다 놓았으니 회수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번에는 삼성역 –> 인천 방향으로 질주. 거리는 대략 41km.

하지만 결과는 다음과 같았으니 :

사진

5/28, 삼성역 부근 –> 인천 동암역까지의 자전거 주행 기록. (핸드폰으로 쓰고 있는 m480에서 GPS Cycle Computer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해 주행거리를 측정한 것이다)

 

중간에 어찌나 길을 못들어 헤매었는지 51.96km를 기록.

이 날의 교훈은 다음과 같았다 :

  • 이날은 서남서풍이 불었다. (또 맞바람…) 이거 뭐 돛을 달고 달리던가 해야지.
  • 그 동안 자전거를 오래 타면 무릎 바깥쪽 근육과 허벅지 아래 부분의 근육만 힘들어지곤 해서 이게 왜 이러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내 페달링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한강자전거도로를 달리다가 중간에 힘이 빠져서 어떤 중년 아주머니 뒤에 붙어서 피를 빨다가(=타인의 자전거 뒤에 붙어 바람을 피하며 체력을 비축하는 행동을 뜻하는 은어), 문득 아주머니가 속도에 비해 페달을 가볍게 밟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잘 살펴보니 발바닥 1/3 지점 쯤의 관절이 있는 부위로 페달을 밟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거의 발바닥의 가운데 지점으로 페달을 밟고 있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타던 도중에 발 위치를 바꾸어 페달을 밟아보니, 자세가 좀 어색하기는 하지만 종아리 근육과 허벅지 위쪽 근육에 힘이 더 들어가는 게 느껴지더라.
    호오 … 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달리면서 이번에는 다른 라이더들의 발을 살펴보았더니, 대부분 뭔가 갖춰서(복장이나 자전거나) 달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1/3, 그냥 헐랭하게 달리는 사람들은 여지없이 1/2 부위로 페달을 밟고 있더라. 뭐지 이건(…)
  • 1호선 라인을 따라서 이동을 하는 것도 나름대로 나쁘지는 않은데, 일단 신호에 계속 걸리니까 귀찮은 것도 있지만 번화가(보통 직통열차가 서는 역 근처라고 생각해도 될 듯) 근처에 가면 장애물이 너무 많다. 제발 자전거도로 위에 이상한 것 좀 올려놓지 마 …
  • GPS Cycle Computer 다 좋은데, 달린 총 거리를 누적해주는 기능이 없다.
  • 아오 자전거 바꾸고 싶어.

 

어쨌거나 저 이틀간 날씨가 참 좋아서 다행이었음. 한강자전거도로 휴게소에서 찍은 사진 한 컷으로 마무리.

DSCN0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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