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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날에 미니벨로는 너무 느리다.



20인치의 바퀴, 7단 기어밖에 없는 스왈로우의 페달은 미친듯이 밟아 앞으로 나아가도 너무 느리다. 숨을 쉴 수 없을 만큼의 맞바람을 맞으며 공기의 벽을 찢으며 달려가고 싶어 페달에 힘을 더해도 크랭크는 헛돌기만 한다. 이 속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 이 이상의 바람은 불지 않아. 바람은 눈 끝조차도 할퀴지 못해. 너에게 한 말들은 크랭크의 기어에 걸려 헛돌듯 내 머리 속에서만 맴돌고, 나는 눈물을 눈 끝자리에 매단채로 바퀴와 함께 구른다. 비가 막 그친 봄의 거리에 바람은 너무 차가워 핸들을 잡은 손이 계속 떨린다. 거리는 이렇게 꽃잎으로 가득한데. 아파트 바깥쪽 차도에 면한 보도블럭 가에 심겨진 꽃나무들의 색은 녹색과 노란색과 흰색, 엷은 핑크빛으로 싱싱한데. 왜 난 이렇게 춥지. 왜 난 이렇게 눈물이 나지. 왜 난 이렇게 아프지. 왜 난 이렇게 느리지.

슬픈 날에 미니벨로는 너무 느리다. 스왈로우를 타지 말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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