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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3_호수가 보입니다. 호수가 보입니다. 마른 바람 한 줌을 채 삼키지도 못하고 나는 주저앉을 것만 같습니다. 수통의 물은 떨어진지가 오래고. 다리는 저려오다 감각을 잃어가고. 땀에 절었던 몸은 털지도 못한 옷의 먼지에 딱딱하게 달라붙어. 초췌한 몰골로 망막 안 물의 자취를 따라갑니다. 모래의 바다와 검은색 바위를 지나치며 수많은 밤의 꿈 속 물의 자취를 맡으며 나를 죽일 듯 하는 목마름에 겨워 걷고 또 걸으며 폭양에 미쳐 울고 웃으며 마른 바람이 부는 언덕에서 메마른 혀를 굴리며 호수를 향해 팔을 뻗습니다. 몇 번인가 마주쳤던 호수의 기억 속에서는 비가 내리지 않았습니다. 파랑색 볼펜으로 마구 칠한 듯한 색의 호숫가에는 모래뿐이었습니다. 그것은 하얗고 누런 모래의 사막 위에 얹힌 파랑색 사막이었습니다. 그래, 꿈 속에서 나는.. 더보기
브로크백 마운틴Brokeback Mountain. 얼마전에 스노캣 사이트 갔다가 어찌나 브록빽에 버닝하며 can't quit을 중얼거리던지... 대체 무슨 영화인지 궁금해서, 단지 '두 청년의 우정어린 영화'(동성애삘이 약간 나는)라는 정도의 정보만 가지고 겁대가리 없이 영화관을 찾았다. ... 나 봤다.텐트 씬 지나고 나서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린 커플을... -_-; 아니 이렇게까지 본격적인 동성연애물인지는 몰랐다구요.(아 물론 본격적인 동성연애물이라는 걸 알았어도 봤을 가능성은 농후하지만) 딱히 동성애라는 코드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아니라면 재밌게 볼 수 있을 영화. 숲 속에서 야영을 해보고 싶어지고양떼도 괜히 막 좋아지고목장 만들고 싶어지고텍사스엔 미칠듯한 미인이 살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이게 됩니다?(뭔소리야;;) - 3줄요약He was a f.. 더보기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 영화관에서 들고 온 홍보물 찍어서 올렸다고 저작권에 걸릴까.. ㄷㄷㄷ(게다가 구겨지기까지 했는데;)1. Is this world real? 이라는 질문에 No. 라는 대답으로 시작하는게 매트릭스라면, 이 영화는 Yes. 라는 대답으로 시작하는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2. 액션과 특수효과 빠진 매트릭스. 매트릭스 비슷한 영상의 임팩트를 기대하고 봤다가는 피를 토할 수 밖에 없는 영화. (대체 왜 홍보를 이따위로 한거야 ; 워쇼스키 형제는 이번에 감독이 아니더만..)3. 이거 요약하면 시민의 불복종 아닌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