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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

끝낼 수 없는 일과 개발자의 반응.

잠깐 생각한 것을 끄적인, 심사숙고한 글이 아님을 미리 밝혀둔다.


...


개발자로서의 삶을 살다 보면 끝낼 수 없는 일을 맡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개발자의 능력이 부족한 경우도 있겠고, 업무 환경 때문일 수도 있고, 동료와의 트러블일 수도 있고, 여튼 뭐 여러가지 경우가 있다.


지금까지 몇몇 케이스를 보아오면서, 내 주위에는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잠시 끄적여 보자면 다음과 같다. 자신과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유형인지 한 번 생각해 보시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부서 이동을 고려해 보시는게... 라는건 농담.







A. 못합니다.


이런 유형도 '묻지마 못해' '읍소형' '엄살형' 등으로 구분해 볼 수 있겠지만, 어쨌든 자신이(혹은 자신의 팀이) 맡은 직무를 해결할 수 없음을 주위에 알리는 유형.


개인적으로는 이 유형이 제일 바람직하다고 본다. pm이야 막상 '못하겠습니다'같은 얘기를 들으면 어이쿠하는게 사실이겠지만, 자신이 뭘 할 수 있고 뭘 못하는지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최소한 막판에 가서 여러 사람 고생시키지는 않는다.





밥을 할 줄 모른다면 햇반이라도 사다줄 수 있는 센스가 필요하다.




B. 어떻게 되겠죠 혹은 묵묵부답.

업무를 맡긴 했는데, 실력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고, 여튼 의욕이 없어서 pm 애타게 만드는 유형. 뭐가 진행되고 있는지 아닌지 알 방법이 없다. 제발 프로젝트 관련 문서를 좀 정리하던가, 정 귀찮으면 프로토타입이라도 보여줘라 좀.


pm은 개발자를 닥달하느라 투덜, 개발자는 pm 때문에 일을 못하겠다고 투덜. 일은 잘 진행되고 있는데 pm이 혼자 답답해하다가 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주는 사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C. 어쨌든 할 수 있습니다.


긴장하라.


같이 일을 하는 동료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면 물론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 동료가 실력 없는 개발자라면 그냥 재앙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못하겠다는 사람이랑 있는게 낫다.


근데 문제가... 그런 사람은 말빨이 좋더라.





D. 잠적.


케냘의 가치관으로는 잘 이해가 안 되는 반응이지만, 어쨌든 이런 사람들도 있다.

아니, 다시 말하겠다.


생각보다 꽤 많다.


하지만 차라리 C. 유형보다는 나은 것이, 남은 팀원들의 안주거리가 되어 술자리에서의 친목 도모에 도움을 주기라도 한다. (자기 옆에 멀쩡히 앉아있는 사람 씹는게 쉬운 일은 아니잖은가) 그리고 pm에게는 윗선에 보고할 변명거리라도 던져주니까. 못난 개발자 못 알아보는 pm은 조낸 욕만 먹지만 잠적하는 개발자 못 알아보는 pm은 동정이라도 받는다.








개인적으로 케냘은 B 타입에 가까운데 (즉, 재앙이 될 소지가 있다) 요즈음은 프로토타이핑에 재미들려서, 그때그때 프로토타입을 보여주며 작업 진행을 리포팅해주는 편이라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만족해하는 편. 물론 프로토타이핑을 남발해서 작업 시간이 늘어난다거나, 혹은 시간에 쫓겨 허접한 초기 모델을 그대로 가져간다거나 하는 일이 생긴다는 건 나만의 비밀. (그러니까 시간 좀 넉넉하게 주면 좋잖아)
뭐 별로 더 할 말은 없고...
우리 모두 '못한다'라는 말을 내뱉을 수 있는 개발자가 되자구요.
그렇다고 아무때나 남발하면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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