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내 인생에 고기신이라도 강림하셨는지 매일매일이 육림.
술까지는 퍼마시지 않아도 되는게 다행이다...
오늘은 아버지 생신이라고 동네에 생긴 해물등심 샤브샤브집을 갔다.
... 샤브샤브 국물이 끓을 새도 없이 와작와작우득우득질겅질겅꿀꺽 ...
'이거 국물이 끓으면 데쳐서 먹는거에요.'
'우리는 배가 고프다!'
-_-;
뭐랄까 갑자기 집안 어른분들과 벽이 생기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내가 이렇게 먹는 법을 알고 있다고 사실 그게 내가 우월하다는 느낌이 들 어떤 근거나 되는건가. 그런 생각도 들고.
여러모로 복잡.. 한 생각을 할 새도 없이 다들 거리낌없이 식탁 앞의 짐승이 되었습니다.
이상.
...
한지붕세OS 프로젝트가 생각만큼 진도가 안 나가는 상태.
캡쳐하기가 왜 이렇게 귀찮은지 원... 그나마 맥이나 우분투 쪽은 조금 편한데 비스타는 아주 미치겠다. 모를때는 그냥 그렇거니... 하고 쓰면서 정 캡쳐작업을 많이 해야 할 때는 오픈캡처를 쓰거나 뭐 이랬는데, 이건 가끔 한 번씩 캡처 뜨면서도 짜증이 팍팍 솟네 그냥.
이제 슬슬 오피스하고 네트워크 공유 얘기를 시작해야 할 것 같은데, 이건 뭐 읽어주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겠고... 어차피 개인자료 확보 차원에서 하는 일이기는 하지만 이것 때문에 다른 일까지 밀리고 있으려니 내가 지금 뭔 짓을 하는건가- 싶을 때가 많다. 이것 말고도 할 일이 많긴 많은데.
어쨌든 수박 겉핥기 식의 자료가 되더라도 빨리 마무리를 짓는 방향으로 가야지. 이러다가는 정말..
...
책을 하도 못 읽어 안중근 의사님의 저주를 받아 혓바늘이 돋아서, (혓바늘이 돋은건 사실이다) 도서관에 가기로 했다. 그동안 안 타고 썩혀두고 있던 자전거도 손을 좀 볼 겸 오후 네시쯤엔가 집을 나섰다. 자전거 자물쇠를 풀고, 먼지를 털고, 집 근처에 봐둔 자전거 가게까지 가서 자전거 바퀴에 바람을 넣었다. 느릿느릿 달리는 자전거. 날씨는 따뜻해졌지만 아직은 바람이 차다. 얼굴이 따갑다.
빌린 책은 :
Mac OS X 비밀 매뉴얼 (얼마 전 이걸로 포스팅도 했었지..)
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
고종 스타벅스에 가다
지금, 잠이 옵니까? (이책 맞음. 내가 평소에 이 책 내용이 궁금해서 잠이 안 왔었다..)
원래 빌리려던건 박노자씨 책이었는데, 아무리 책장을 들여다봐도 책이 보이질 않더라. 밑의 세 권은 어쩌다보니 눈에 띄어 줏어온 책들인 셈. 사실 시간이 더 있었으면 계속 책을 찾아봤을텐데, 대출가능시간이 오후 다섯시까지여서 시간이 별로 없는 관계로 그냥 후다닥 골라서 책장 사이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카운터로 와서 책을 놓고, 대출증을 꺼내서 직원에게 건네줬다. 건네줬는데. 통상적으로 대출증을 받으면 직원은 기계적으로 대출증의 바코드를 바코드 리더에 찍고, 책의 바코드도 찍고, 도난방지용 자기 제거장치에 책을 올려놓고, 이러고 나서 내게 책과 대출증을 건네주면 끝. 하지만 이 직원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고개를 들었다. 직원 아주머니가 날 유심히 쳐다본다. 아니 왜 그러시는데요? ... 아주머니 눈가가 촉촉하다. 엥?
여기서 잠깐.
안 그래도 그날 집에서 노골거리며 굴러다니다가 추레한 차림으로 밖으로 나온데다가, 자전거 바퀴에 바람을 넣고 바퀴살 정리를 하고 체인에 기름도 좀 치고 해서, 씻긴 했지만 손에는 약간의 기름때, 그리고 옷에도 몇 군데인가 거무스름한 먼지와 기름 자국이 남아있던 상태였다. 그리고 야구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었고 ... 아니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그렇게 지저분하게 입지 않았는데.
'학생.. 힘내.'
라는 말과 함께, 내 대출증과, 빌린 책과, 아주머니는 카운터 위에 놓여져있던 바나나 우유를 내밀었다. 아 네 힘낼께요... 네... 나중에 꼭 성공해서 인천시립도서관에 기부금을 왕창 내도록 하겠어요. 네 감사합니다.
...근데 저 노숙자도 아니고 소년가장도 아니고(그렇게 보일 안면연령도 아니고) 실직가장도 아니고 청년백수도 아니고 어려운 환경에서 꿋꿋이 일하며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3D업종 노동자도 아니거든요? ;;; 아니 애초에 고시 준비하는 녀석이 이런 책을 읽을리가 없잖아. 그렇다고 그 아주머니가 내 마스크에 반하셨을리도 없고.
책을 가방에 넣고, 자전거를 타고서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기분이 이상했다.
다음부터는 옷 좀 신경써서 입고 다녀야할까보다.
...
계속 고민했다.
닌텐도 Wii를 살 것인가 PSP를 살 것인가 PS2 중고를 살 것인가 엑박360을 살 것인가.
(오타가 아니라 PS3는 생각이 없음 ㄱㅅ)
근데 정신을 차려보니... 난 왜 음악 소프트웨어를 산거지?
덕분에 40만원이란 거금을 지불하고 매일매일 레퍼런스 매뉴얼(영문)을 읽느라 머리에 쥐가 납니다.
그러고보니 몇 년 만에 정품 소프트웨어를 산거냐... 기억도 안 난다.
...
어른들의 삥땅이란 참으로 신묘한 것이라는 교훈을 얻었음.
물론 나는 황금만능주의에 물들긴 했어도 세뇌까지 당하진 않았으므로 그런 삥땅을 감행하지는 않겠지만, 엑박360 사겠다고 끌어 쓴 사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막 무서운 아저씨들 찾아와서 '니는 신장이 열개쯤 되나요? 니네집 뒷뜰에서는 콩하고 팥 대신 콩팥을 키우나요? 죽고 싶나요 이색퀴야?' 막 이러면서 돈달라고 이러면 ... 뭐 그때는 모르지만.
...
또 다른 세상이 보인다.
어쩌면 더 좁은 곳으로 가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술까지는 퍼마시지 않아도 되는게 다행이다...
오늘은 아버지 생신이라고 동네에 생긴 해물등심 샤브샤브집을 갔다.
... 샤브샤브 국물이 끓을 새도 없이 와작와작우득우득질겅질겅꿀꺽 ...
'이거 국물이 끓으면 데쳐서 먹는거에요.'
'우리는 배가 고프다!'
-_-;
뭐랄까 갑자기 집안 어른분들과 벽이 생기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내가 이렇게 먹는 법을 알고 있다고 사실 그게 내가 우월하다는 느낌이 들 어떤 근거나 되는건가. 그런 생각도 들고.
여러모로 복잡.. 한 생각을 할 새도 없이 다들 거리낌없이 식탁 앞의 짐승이 되었습니다.
이상.
...
한지붕세OS 프로젝트가 생각만큼 진도가 안 나가는 상태.
캡쳐하기가 왜 이렇게 귀찮은지 원... 그나마 맥이나 우분투 쪽은 조금 편한데 비스타는 아주 미치겠다. 모를때는 그냥 그렇거니... 하고 쓰면서 정 캡쳐작업을 많이 해야 할 때는 오픈캡처를 쓰거나 뭐 이랬는데, 이건 가끔 한 번씩 캡처 뜨면서도 짜증이 팍팍 솟네 그냥.
이제 슬슬 오피스하고 네트워크 공유 얘기를 시작해야 할 것 같은데, 이건 뭐 읽어주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겠고... 어차피 개인자료 확보 차원에서 하는 일이기는 하지만 이것 때문에 다른 일까지 밀리고 있으려니 내가 지금 뭔 짓을 하는건가- 싶을 때가 많다. 이것 말고도 할 일이 많긴 많은데.
어쨌든 수박 겉핥기 식의 자료가 되더라도 빨리 마무리를 짓는 방향으로 가야지. 이러다가는 정말..
...
책을 하도 못 읽어 안중근 의사님의 저주를 받아 혓바늘이 돋아서, (혓바늘이 돋은건 사실이다) 도서관에 가기로 했다. 그동안 안 타고 썩혀두고 있던 자전거도 손을 좀 볼 겸 오후 네시쯤엔가 집을 나섰다. 자전거 자물쇠를 풀고, 먼지를 털고, 집 근처에 봐둔 자전거 가게까지 가서 자전거 바퀴에 바람을 넣었다. 느릿느릿 달리는 자전거. 날씨는 따뜻해졌지만 아직은 바람이 차다. 얼굴이 따갑다.
빌린 책은 :
Mac OS X 비밀 매뉴얼 (얼마 전 이걸로 포스팅도 했었지..)
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
고종 스타벅스에 가다
지금, 잠이 옵니까? (이책 맞음. 내가 평소에 이 책 내용이 궁금해서 잠이 안 왔었다..)
원래 빌리려던건 박노자씨 책이었는데, 아무리 책장을 들여다봐도 책이 보이질 않더라. 밑의 세 권은 어쩌다보니 눈에 띄어 줏어온 책들인 셈. 사실 시간이 더 있었으면 계속 책을 찾아봤을텐데, 대출가능시간이 오후 다섯시까지여서 시간이 별로 없는 관계로 그냥 후다닥 골라서 책장 사이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카운터로 와서 책을 놓고, 대출증을 꺼내서 직원에게 건네줬다. 건네줬는데. 통상적으로 대출증을 받으면 직원은 기계적으로 대출증의 바코드를 바코드 리더에 찍고, 책의 바코드도 찍고, 도난방지용 자기 제거장치에 책을 올려놓고, 이러고 나서 내게 책과 대출증을 건네주면 끝. 하지만 이 직원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고개를 들었다. 직원 아주머니가 날 유심히 쳐다본다. 아니 왜 그러시는데요? ... 아주머니 눈가가 촉촉하다. 엥?
여기서 잠깐.
안 그래도 그날 집에서 노골거리며 굴러다니다가 추레한 차림으로 밖으로 나온데다가, 자전거 바퀴에 바람을 넣고 바퀴살 정리를 하고 체인에 기름도 좀 치고 해서, 씻긴 했지만 손에는 약간의 기름때, 그리고 옷에도 몇 군데인가 거무스름한 먼지와 기름 자국이 남아있던 상태였다. 그리고 야구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었고 ... 아니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그렇게 지저분하게 입지 않았는데.
'학생.. 힘내.'
라는 말과 함께, 내 대출증과, 빌린 책과, 아주머니는 카운터 위에 놓여져있던 바나나 우유를 내밀었다. 아 네 힘낼께요... 네... 나중에 꼭 성공해서 인천시립도서관에 기부금을 왕창 내도록 하겠어요. 네 감사합니다.
...근데 저 노숙자도 아니고 소년가장도 아니고(그렇게 보일 안면연령도 아니고) 실직가장도 아니고 청년백수도 아니고 어려운 환경에서 꿋꿋이 일하며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3D업종 노동자도 아니거든요? ;;; 아니 애초에 고시 준비하는 녀석이 이런 책을 읽을리가 없잖아. 그렇다고 그 아주머니가 내 마스크에 반하셨을리도 없고.
책을 가방에 넣고, 자전거를 타고서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기분이 이상했다.
다음부터는 옷 좀 신경써서 입고 다녀야할까보다.
...
계속 고민했다.
닌텐도 Wii를 살 것인가 PSP를 살 것인가 PS2 중고를 살 것인가 엑박360을 살 것인가.
(오타가 아니라 PS3는 생각이 없음 ㄱㅅ)
근데 정신을 차려보니... 난 왜 음악 소프트웨어를 산거지?
덕분에 40만원이란 거금을 지불하고 매일매일 레퍼런스 매뉴얼(영문)을 읽느라 머리에 쥐가 납니다.
그러고보니 몇 년 만에 정품 소프트웨어를 산거냐... 기억도 안 난다.
...
어른들의 삥땅이란 참으로 신묘한 것이라는 교훈을 얻었음.
물론 나는 황금만능주의에 물들긴 했어도 세뇌까지 당하진 않았으므로 그런 삥땅을 감행하지는 않겠지만, 엑박360 사겠다고 끌어 쓴 사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막 무서운 아저씨들 찾아와서 '니는 신장이 열개쯤 되나요? 니네집 뒷뜰에서는 콩하고 팥 대신 콩팥을 키우나요? 죽고 싶나요 이색퀴야?' 막 이러면서 돈달라고 이러면 ... 뭐 그때는 모르지만.
...
또 다른 세상이 보인다.
어쩌면 더 좁은 곳으로 가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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