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액을 맞으며 겨울을 견디는 가로수처럼.
나는 병원 침대에 웅크려 추위를 견디고 있었다.
삶이, 기억이, 모든 일들이
언제쯤에서야 다 끝났다고 말할 수 있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혼자이든 둘이든 삶의 추위는 공평하다.
대신 맞아줄 방법이 없는 바람 앞에 서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고작 몸을 웅크리고 고개를 구석에 박아 덜덜 떠는 것 밖에는 없지만.
언젠가는 가슴을 펴고 바람을 맞이할 날이 올거라고 열에 들뜬 눈을 뜨고
힘겹게 두리번거리며 네 손을 찾고 있었던 날이
언젠가는 더 아름다운 날이었노라고 회상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두려움밖에 남지 않은 가슴을 가지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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