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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속의 한영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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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중이던 아침, 핸드폰이 울렸다. 006으로 시작하는 번호가 핸드폰에 찍혔다. 광고전화인가, 생각하고 전화를 받았다. 이윽고 뭐라 인식할 수 없는 웅얼거림에 허를 찔렸다. 순간 전화기가 혼선이 된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것은 최첨단 디지털 3G 통화망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시츄에이션. 조금 더 듣다보니 '아 이것은 외국어이다'라는 인식에 도달하여 머리 속 한/영 언어전환이 이루어지기까지의 시간 약 5초.

출근길 아침부터 방심할 수가 없다. 젠장.

머리속 듣기회로의 한/영 전환은 이루어졌지만 말하기회로는 애초에 한글전용일 뿐인 케냘. 어쨌든 얘기를 듣다보니 애플에서 온 전화다. 애플에서 스카웃 제의 ... 따위가 올리가 없고, 애플 QA 팀에서 얼마전에 앱스토어에 업로드한 어플리케이션 관련해서 알려줄 것이 있어서 전화한 모양. 어플리케이션에 포함된 문구 일부에 문제가 있다는 것과, 프로그램이 간혹 unexpected하게 죽고 있단다. (그런 버그는 이미 해결해서 다시 업로드한게 언제인데)

그래서 어플리케이션은, 메신저 서버가 별도의 회사에서 운영하는 것이다보니 끊길 수도 있어서 그렇게 문구를 넣었다... 라고 설명했더니 '그래도 당신 설명 문구가 잘못된 것 같다. 확인해보라'라고. (...과연 나중에 확인해보니 뭔 정신에 문구를 넣었는지 뉘앙스가 '난 절대 이 프로그램의 동작을 보증하지 않는다'였다. 미쳤나) 그리고 버그는 객체 할당 관련 문제인데 지금은 다 해결했다 ... 라고 하니 자기는 QA라서 프로그램의 생사에만 관심이 있단다. 아 네 ...

... 라고 통화를 하고 혹시 나중에 연락을 해야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지막에 이름을 묻긴 했는데, 아이고 이메일이나 다른 연락처를 안물어봤다! 이전에 어플리케이션에 피드백 준 사람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메일 목록을 다시 뒤져보니 그 사람도 아니었다. 이거 애플 QA팀에 막무가내로 전화해서 누구 좀 바꿔주세요. 이럴 수도 없는 노릇이고.


#.
어린 시절에는 내가 국제전화를 받을 일이나 과연 있을까 싶었는데. 갑작스레 나이가 든 느낌이기도 하고, 나는 아무 준비도 안되었는데 미래가 내게 들이닥친 기분이기도 하고.

애매하다.

영어공부나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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