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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

새벽 한 시. 손은 떨리지만

천천히 마음을 가다듬고 엔터키를 내려치는 순간은, 마치 바늘을 단단한 근육에 찔러넣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너무나 많은 말이 머리 속에 맴돌고 있지만 차마 기록으로 남기지는 못하고, 키보드 위를 오고가는 손길 속에서 delete 키와 함께 사라져간다. 이제는 일기를 써야 하려나보다. 더 이상 남들이 볼 수 있는 텍스트에 내 감정을 남기기 어려울 것 같다.

비어가던 마음 안에 흘러넘쳤던 것은 빗물도, 눈물도 아니고 그저 환상이었을 것이다.
잊는 것이 아니라 잃어간다. 꿈꾼 것도. 사랑한 것도.


나는 지금 환상을 애도하며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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