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맥 말고...
조금 시들해졌다. 라기 보다도 이제는 활용 용도가 고정되어가는 느낌. 어차피 나는 업무때문에라도 전혀 윈도우를 쓰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이고, 그렇다고 메인 머신과 서브 머신을 동시에 돌린다는 것도 조금 난감하고... 사실 지금은 그렇게 쓰고 있는 상태인데, 덕분에 맥에서 메일을 받고 첨부파일을 메인 머신으로 보내는 등의 일이 잦아지고 있다. 처음에야 맥 쓰는게 재미있고 하니까 그냥 쓰는데, 어디까지나 시간 많고 여유있는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일이지 '아 그거 파일 왜 빨리 안 주는데'같은 핀잔이라도 한 번 들어오기 시작하면 이걸 그만둬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이 시작된다. 아직 '용도 분리'는 완전히 이루어진 상태는 아닌데, 앞으로 맥은 업무에 실제로 사용하는 것 보다는 서브 머신의 용도로 고정시켜야 할 것 같다. 몇 가지 떠오르는 건... 일단 집에서의 웹 서핑(회사에서는 그냥 윈도우 머신으로 서핑), 파일 백업, 어학, 음악, 사진 관리, 동영상 플레이, 개인적으로 하는 세미나, 간단한 테스트 환경, 음. 뭐 이정도인가.
어쨌든 외부에 나가서 세미나를 한다고 해도 결국 맥만으로는 아무것도 안 되고, 테스트 환경은 필요하고. 그래서 결국은 부트캠프를 설치하고 말았다. 웬간하면 가상머신으로 버티겠는데 일단 vmware는 언젠가는 유료가 될 것 같고, parallels는 멋지긴 한데 실속이 없다. 속도면에서도 애매.
근데 역시... 부트캠프를 설치하고 나니 전체적으로 뭔가 불안해졌다.
뭐가 문제인지 알 수 없다는게 더 신경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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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에 세미나를 하면서 부트캠프로 xp를 설치한 맥북을 들고 갔었는데, 이제는 사람들이 맥이라는 이유만으로 신기하게 보지는 않더라. 좋은 현상이다. 난 맥이 좋아서 쓰는거지 관심받으려고 쓰는게 아니라구요... 무거운 프로그램을 돌리는게 아니라 가벼운 테스트 정도의 상황이어서 그냥 parallels를 사용해서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번 parallels에는 부트캠프로 잡힌 윈도우 파티션으로 곧바로 부팅하는 기능이 생겨서 좋다. 조금 안정적이지 못한 것 같긴 한데,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고. 하지만 이런 세미나 진행할 때 노트북에서 가상머신 쓰는건 자제하는게 좋겠다. 평소에는 잘 못 느끼는데, 역시 느려... 아예 외부에서 터미널로 서버 접근해서 보여준다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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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맥을 사용하고 있다보니, 맥이 좋은 것과는 별도로 '맥이 내게 필수적인가?'라고 반문해보면 .. 확실히 그건 아니다. 현재 맥북으로 하고 있는 일은 모두 윈도우로 대체할 수 있는 일들이고, 심지어는 얼마 전 구입한 음악용 프로그램도 맥/윈도우 버전이 함께 들어있을 지경. 어학이야 뭐 맥 환경처럼 통합되어 있지 않다 뿐이지 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 찾아보면 또 많으니까. Flock도 재미있긴 하지만 윈도우 버전이 물론 있고. 다른 것들이야 더 말할 것도 없고. 좀 다르게 말해보자면, 나는 맥을 '필요에 의해서' 사용하는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기 때문에'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맥은 좋다. 맥 환경은 컴퓨터의 GUI 환경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은 자기 돈을 들여서라도 경험해봐야 할 멋진 것이다. 하지만 경험하고 나면? 글쎄... 잘 모르겠다. 내 경우에도 주위 사람들에게 맥을 권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맥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것이 있다'라는 쪽이지 '맥이 더 좋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Mac OS와 Windows는 서로 '다른' 환경일 뿐이지 어느 쪽이 더 낫고 더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 (아직까지 '어느쪽이 더 낫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아니다. 뭐라고 언급을 하고 싶진 않고, 그냥 그런 사람이랑은 아예 의견 자체를 나누고 싶지 않다)
심지어는 주위 사람에게 맥북을 열 대 사게 만든(...) 내 경우도 '다음 번에도 맥을 구입할 것인가?'라고 누군가가 물어본다면 '여유가 있다면'이라고 대답할거다. 난 기본적으로 실용적인 것을 추구하는 사람이라... 아무리 맥이 좋다고 해도 맥이 없으면 안 되는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맥이 그렇게 비싼 것은 아니지만) 맥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추가적으로 다른 pc가 필요하다고 하다면... 글쎄다. 용도별로 pc를 가질 정도로 여유가 있거나 그 정도로 전문화된 일을 한다면 모를까.
여튼 뭐 그래서 맥을 쓰면서도 애매한 하루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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