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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의 자전거 여행 팁

꿀꿀한 포스팅 해 놓고서 괜히 혼자 찔려서 토해놓는 여행의 팁... 이라고 해 두자.
사실 팁이라기보다는 그냥 생각나는대로 막 써놓는 이야기이니 참고를 하시든 마시든 마음대로 하시옵소서

먼저, 케냘은 5년 전(2002년)에 독일에서 자전거로 여행했던 기억에 의지하여 이 포스팅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도다으.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이미 강산이 50% 변했을 독일의 사정도 고려하도록 하자.


먼저 일반적인 사항(유럽, 혹은 세계 어디를 가든지간에)을 꼽아보자면 :

  1. 자전거는 걍 수화물로 부쳐버려도 된다.
    비행기 탑승시 항공수화물 한도는 항공사마다 다르지만 20Kg 정도까지는 가능하다. 무쇠자전거(-_-)라 할지라도 20Kg을 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그냥 잘 포장해서 보내면 된다.
     
  2. 비싼 자전거 사지 마라.
    항공수화물은 상상 이상으로 험하게 다뤄진다. 프레임까지 박살나거나 하진 않겠지만... 짐받이가 휘어버리는 정도의 사건은 기본이므로, 알아서 하자. 어차피 분해해서 발송해야 할 것이니 백미러 등은 따로 짐에 넣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
     
  3. 좀 특이한 자전거 가져가라.
    이게 갑자기 뭔 소리인가 싶겠지. 특이하다는게 뭐냐면, 좀 일반적이지 않은 자전거를 가져가란 의미다. (예를 들면 반으로 접히는 자전거라든가...) 5년이나 지나버린 지금에 와서는 별로 의미가 없을지도 모를 것 같다는 생각은 드는데, 케냘이 독일에 갔을 적만 해도 그 동네에는 중국산 자전거가 별로(어디까지나 '별로') 없었다. 그나마 있는 자전거들도 중후한 자전거 종류나 장바구니 달린 주부용 자전거, 쌀배달 자전거(-_-;;) 같은게 거의 전부더라. 그럼 특이한 자전거 가져가면 독일에서 간지가 나는겁니까? ... 는 물론 아니고. 여행지를 떠날 때 자전거를 팔고 나올 수 있다. 뭐 평생 물건 한 번 안 팔아본 사람이야 어쩔 수 없지만... 아니 사실 나도 그때까지 물건같은거 팔아본 적 없어! 어쨌든 케냘은 그때 13만원인가를 주고 산 자전거였는데, 그 자전거를 독일에서 팔고 4일 정도를 스테이크를 먹고 살 수 있었다. (-_-) 알아서 잘 팔아보도록 하자.
     
  4. 수리 부품을 챙겨가자.
    튜브 때움용 패치, 본드, 소형 펌프, 렌치 정도는 챙겨가자. 현지에서 수리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물론 할 수는 있지만 유럽의 경우 공임비가 상상초월이다. 싸구려 철티비 값의 반이 수리비로 날아가는 것을 보고 싶지 않거든 저 정도 수리 도구를 챙겨놓는 것은 기본. 게다가 지방도로에서 자전거 작살나면 답이 없다. 용달차라도 부를건가?
     
  5. 자전거가 있어도 되는 장소인지 확인 또 확인.
    유레일 타다가 간혹 당하는 경우인데, 급행 열차인 경우 보통 자전거 싣는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한다. 미리 예약을 해 두면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차량이 부착되어 오기도 하므로 여러모로 편하다. 물론 이것 뿐만 아니라, 행여 자전거 싣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가는 벌금을 내야 할 수도 있다.
     
  6. 적응 기간을 가지자.
    평소에 철인3종경기를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면, 하루에 열 시간씩 자전거 타고 이러면 절대로 다음날 못 일어난다. 장거리를 뛸 때에는 적응 기간을 고려하자.
     
  7. 달달한 먹을거리를 챙긴다.
    장거리 뛸 때 초코렛 등이 있으면 도움이 많이 된다. 응? 살빼야 한다구요? 어차피 일시적인 과다한 운동으로 빠진 살은 금방 다시 찝니다. 괜히 근육에 경련 와서 길바닥에 드러눕고 싶지 않으면 당분 섭취하면서 달리세효.
     

독일에서만 적용되는 사항이라면 :

  1. 자전거가 짐이 될까 걱정치 말라.
    독일은 시내든 시외든 자전거로 이동하기가 상당히 편리하게 되어 있다. 자전거 어디다 매놓아야 하는지 고민한다거나 그런 걱정 필요없도다.
     
  2. 가급적이면 여행 컨셉을 확실히 정하자.
    자전거를 시내에서의 교통수단 대용으로 이용할 것인지, 장거리 이동용으로 이용할 것인지 미리 생각해봐야 한다. 물론 유럽까지 건너오는 비용이 일단 비용인지라 그 비용 들이면서 독일에서 자전거 여행을 한다고 하면... 솔직히 한국에서 전국일주 하는 편을 더 권하는 바이지만, 뭐 하겠다는데 어떻게 말리겠는가. 컨셉을 결정했다면 아래로 내려가보자.
     
  3. 유스호스텔(Jugendherbergen)을 적절히 이용하자.
    슬리핑 백이나 소형 텐트를 싸가지고 가서 길바닥에서 노숙하고 유스호스텔에서 샤워하는 생활을 할 수도 있다. 유스호스텔마다 정책이 약간씩 다르긴 하지만 유스호스텔 회원증이 있으면 짐을 유스호스텔에 맡길 수 있으며, 공동 샤워실 등의 시설 이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문제는 독일의 날씨를 견뎌내야 한다는 거. 케냘은 10월 초반에 노숙을 감행했다가 '잠들면 안돼... 잠들면 죽어...' 상태까지 가 본 추억이 있다.

    돈 몇 푼 아끼려다가 죽으면 곤란하다. 알아서 하자. http://www.jugendherberge.de/de/ 사이트를 방문하면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예약도 할 수 있다. 독일어를 모른다고? 영문 사이트도 있다 : http://old.web02.djh.de/international/html/ 영어도 모른다고? ... 그냥 패키지 여행이나 가세요.


    유스호스텔에서 얻을 수 있는 책자. (지금 이건 바이에른 지방 유스호스텔만 나와 있다)


    유스호스텔의 주소, 전화번호 숙박 가격이나 시설이 설명되어 있다. 요금은 대략 가족/26세 이하 개인/27세 이상. (기억이 확실하지 않다.. 저게 대체 뭐의 약자냐; Ueber Familie?)
     
  4. 예약을 잊지말자.
    예약. 이거 중요하다. 유스호스텔도 그렇고 미리 예약 안 하고 들이닥치면 잠 못 잔다. 노숙해야 되는 상황이 벌어져도 .. 걔네는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호텔 가라고 그런다. 그나마 도시 지역이라면 그냥 대충 노숙해도 될 것 같지만, 어디 노이슈반슈타인 성이라도 구경하러 갔다가 이렇게 되면 200유로 넘는 호텔에서 주무시든가, 아님 그냥 얼어 죽는 수 밖에 없다. 거기 진짜 추워...

    간혹 독일어 못 한다고, 영어 안 된다고 예약 기피하는 사람이 있는데, 적어도 독일에서는 얄짤없다.
    예약을 생활화하자.
     
  5. 자전거를 빌릴 수도 있다.
    뭐 여러 군데에서 빌릴 수 있는데, 제일 만만한 것은 독일의 철도공사(Die Bahn) :



    전화로 자전거를 빌리는 서비스까지도 있으니 찾아보도록 하자. 오래간만에 다시 내용을 찾아보았더니, 외국인을 위한 서비스도 있더라더라! : http://railpassenger.uic.asso.fr/bike_db.php?nompage=bike_db.php&fontsize=1&lang=english&onglet_selected=1 자전거 & 철도로 이동할 때의 일반적인 정보가 영문으로 나와 있으니 참고해보도록 하자. 나 여행갈 때는 저거 다 독일어로 되어 있어서 뭔소리인지 알아먹지도 못하고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엉엉
     
  6. 철도를 잘 이용하자.
    독일의 철도(전철이든 기차든) 차량에는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칸이 마련되어 있다. 물론 이게 항상 있는건 아니고... RB(Regional Bahn), RE(Regional Express) 같은 지역 열차에는 항상 있지만, IR, IRE, IC, ICE(약자가 기억이 안 난다.. 귀찮아)같은 광역 장거리 열차에는 항상 붙어있는게 아니다. 이 경우에는 미리 예약을 하면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차량과 합체(?)해서 운행된다. 물론 예약을 할 때 별도의 요금이 더 필요하고... 열차 시간표를 참조하면 보통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열차라는 표시가 있다. 그걸 참고로 해도 된다.

    장거리 버스의 경우에는 어떻냐고? 어차피 돈없는 청춘들은 장거리 버스 탈 일 없다. 유레일 패스가 얼마나 저렴한데 말이야...
    하지만 어디까지나 참고로 말해두자면, 로만틱 가도를 달리는 장거리 버스(이거 이름을 까먹었다..)에도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자리는 있었다.
     
  7. 라이트(전조등, 후미등)를 갖추자.
    독일에서는 자전거에 라이트 안 달면 벌금 내야된다. 외국인이라서 몰랐어효 막 우기면 그냥 보내주기는 하는데... 물론 밤에 자전거를 탈 일 따위야 별로 없겠지만, 안전을 위해서라도 있는게 여러모로 좋다고 해두자.
     
  8. 독일에서는 자전거도 교통신호 지켜야한다.
    독일에선 자전거가 자동차와 동일하게 취급된다. 도로를 다닐 수 있고, 차량 신호를 받을 수 있으며, 좌회전/우회전 신호도 해야한다. (그냥 왼팔이나 오른팔 들어주면 된다. 한팔로 자전거 못 몰면 낭패...) 그렇다고 고속도로로 들어가는 겁없는 청춘들은 없으리라 믿는다.

    ... 케냘은 아우토반을 자전거로 달려봤다.
    그래. 그때의 나는 겁이 없었다.

    ... 개념이 없었겠지 겁은 무슨 ...
     


더 쓸려니 생각이 안 나서... 생각나면 계속 덧붙이겠음둥.

* 오후 4:32 2007-10-01에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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