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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

삶은 스케줄링되지 않아

어딘가에 메모해 둔 해야 할 일의 목록의 수가 많아지면, 단순히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다면 그것들을 다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사람의 머리라는 것은 컴퓨터 운영체제의 스케줄러처럼 스스로 해야할 일에 알아서 시간을 할당하거나 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인간의 의식은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것들의 연관성을 찾아내면서 형성되어가기 때문이다. 1시간이면 처리할 수 있는 n개의 일이 있다면, 컴퓨터라면 어렵지 않게 n시간에 그 일들을 처리해 낼 수 있겠지만, 인간의 뇌는 무의식중에라도 그 n개의 일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생각하다가 의식의 용량을 다 채워버리고 말 것이다.

살아가다보면 해야 할 일의 가짓수는 날이 갈수록 늘어간다. 사회는 점점 복잡다단해지고, 상식의 양은 늘어만 가며, 그에 따라서 해야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은 프랭클린 다이어리의 to do list에 빼곡히 늘어간다. 하지만 삶은 운영체제의 task처럼 스케줄링되지는 않는 것 같다. 과열된 뇌로 미쳐버리거나, 그저 그런 인생을 살아갈 것이 아니라면, 결국 우리는 스스로 무엇이 될지, 무엇을 할지, 무엇에 집중할지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하고 싶은 일인지 해야 하는 일인지는 알 수 없지만.
선택한대로 될지 그렇지 않을지는 알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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