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A는 내 주위에서는 좀 보기 힘든, 한나라당 지지자이다.
'한나라당 지지자'라는 말로 모든게 설명될지는 모르겠다만 ...
좋은 대학을 나오고 부잣집 자식인데다 그럭저럭한 직업에 나름 건전한 모럴을 가진,
현 정부 입장에서는 '건전한 중산층' 정도로 불릴만한 그런 친구다.
이래저래 별로 나와는 공통점이 없는 친구.
'뭘 하든 남한테 피해는 주지말자'라는 생각 정도는 비슷하게 갖고 살지만,
뭐 그냥 친구로 지내고 있는 것조차 가끔은 신기하다.
참고로 몇년 전부터 주식에 빠져 있지긴 하지만 내 인생에는 별로 도움된 적이 없다;;
...
어느날 A는 메신저에서 낯선 이름의 업체 두 군데의 주식종목정보 링크를 보내주었다.
광우병 이슈가 달아오르기 시작한 지난 4월중순인가였다.
(기억의 재구성이라 뭔가 빠진 부분이 있을지도)
케냘 : 이거뭥미
A : 너 기업재무쪽도 본다고 했지?
케냘 : ㅇㅇ
A : 그럼 이것도 좀 봐봐봐봐
케냘 : 아니 그러니까 이게 뭔데;
A : 유동파라핀 생산업체
케냘 : ... 그건 또 뭥미
케냘 : 유동파라핀으로 세계정복 꿈꾸능가
케냘 :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매드사이언티스트 발생은 현대사회의 큰 병폐이며...
A : 요즘 광우병이 뜨잖어
케냘 : ... 유동파라핀이 광우병 특효약이래?
A : 아니. 양초의 주재료다.
케냘 : 뭐야 대체 광우병에 양초는;
A : 촛불시위
케냘 : ...
케냘 : 너 이색히
A : 때릴거야?
케냘 : 님좀짱인듯
케냘 : 굽신굽신
A : 에헴
케냘 : ...
A : 여튼 뭔가 보이면 의견부탁
케냘 : ㅇㅇ
...
그때 살펴보고서는 그다지 재무상태가 건실하진 않아보인다고 얘기했던 것 같긴 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고.
오늘 갑자기 그 일이 떠올라 인터넷에서 해당 업체의 주가를 검색해보았다.
각각 20%, 10% 대의 상승을 기록.
요즘 시국을 보면서 각자의 '적절한 대응'이라는게 과연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p.s:나는 그 주식 사지 않았다. 아니, 못 샀다.
여윳돈이 없어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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