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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의 행방은.

일반적으로 보자면, 나는 운이 그다지 좋은 편이 못 된다. 아주 나쁘다고 말하기에는.. 사실 내가 운이 나빴었다면 지금 살아있는 채로 이렇게 평화로이 맥북 앞에 앉아 시시한 포스트나 끄적이고 있을 수도 없었겠지. 하지만 어디까지나 악운의 측면에서 봤을 때의 이야기이고, 행운의 측면에서 보자면 ... 글쎄. 물론 내 노력과 재능이 부족한게 1차적인 원인이겠지. 그렇기는 해도 아무리 세상 운칠기삼이라지만, 적어도 열심히 하는 일에 있어서 단지 운빨로 좋은 결과를 얻어본 적은 그다지 없는 것 같다.

갑자기 운에 대한 이야기로 포스트를 시작하는 것은- 최근 손재수라고 불러도 괜찮을 것 같은 일련의 일들 때문.

...

먼저 지난 추석의 일이었다.

근래에 재테크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는 케냘. 명절을 앞두고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패턴을 알고 있었기에 추석 전 약간의 주가 하락을 살펴보다가 주문을 넣었다. 그게 주말이었으니까 아마 10월 7일인가 ...

그렇다.

10월 9일 북한에서 핵실험을 강행했다.

나 한참동안 마음고생했다 ...

...

주식에 관심 없는 사람에게는 미안하지만 또 주식 이야기.
올해 초 이래저래 가계부 정리를 끝내고, 주식 정리도 해야지.. 새 마음으로 주식을 사 보자! 라는 생각으로 또 1월 2일에 주식 주문.

그 다음 1주일동안 코스피 80포인트(5.54%)가 하락했다.

가끔 같이 주식 이야기를 하는 학교 선배는, 요즘 자신이 주식을 사기 전에 먼저 내가 주식을 샀는지를 묻는다.

그냥 슬프다.

...

최근 오래간만에 정품 소프트웨어를 구매하였다. Ableton Live라는 음악 관련 소프트웨어인데, 뭐 일단 이게 어떤 소프트웨어인지 설명은 넘어가고. 원래 갖고 있던 음악 장비에 번들되어 있던 버전 4 Lite 제품이 지금 갖고 있는 맥북과 호환이 안 되어서(맥은 프로그램 호환성 문제가 좀 있다) 사실 Lite 버전 만으로도 기능은 충분했지만, 어쩔 수 없이 국내 공급사에서 4 Lite -> 6 Full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패키지를 구입했다.


1주일 후 버전 6를 할인판매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6 Lite 버전이 무료로 배포되었다.
(난 사실 이것만 있어도 됐었다)


얼마 주고 구입한 프로그램이냐구요?
비스타와 비슷한 가격이라고는 죽어도 말 못해 ...

...

그리고 마지막. 이번에는 짧다.

전철에 맥북이 담긴 노트북 가방을 놓고 내렸다.


( ºㅁº)  { .........................................................)


하지만 하늘이 도왔던지 왔다리갔다리 해서 부평역에서 노트북 가방을 되찾았는데, 여기서도 인생은 드라마.

케냘은 노트북 가방을 잊어버리고 완전 머리 속이 새하얗게 맥북 색깔이 되어서, 역사에 막무가내로 전화를 넣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노트북을 잊어버렸어요'가 아니라 '가방을 잊어버렸어요'라고 이야기를 한 것. 이역에서 저역으로 이역만리에(응?) 전화가 왔다갔다 한 후 노트북을 찾았다는 연락을 받아서, 역사로 찾아가서 맥북을 돌려받으려고 하는데-

... 다른 노트북을 잊어버린 사람이 이미 역사에 와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다시 정리 :
 - 케냘 : 맥북이 들어있는 가방을 잊어버렸다. '가방을 잃어버렸어요' 라고 전화.
 - 다른 사람 : '노트북을 잃어버렸어요'라고 전화.
 - 역사 직원 : 노트북이 들어있는 가방을 찾았으니, '가방을 잃어버렸어요'라고 말할리는 없다고 판단, '노트북을 잃어버렸어요'라고 전화한 사람 것이라고 생각함.

'노트북을 찾았습니다'라는 연락을 받았다가 날듯이 뛰어와서 실망하고 돌아간 사람은 안타깝지만... 어쩌겠습니까. 그게 인생인 걸... 어쨌든 이 자리를 빌어 부평역 역사 직원 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__)



그래서... 지금까지 내게 닥쳐왔던 불운은 그 노트북을 잃어버린 사람에게 옮겨간 것이 아닐까. 라고 제멋대로 생각하고 있는 토요일 저녁이라는 겁니다. 시시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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