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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

냉정과 열정없이.

요즘 또 책 내는데 손을 댔다. 이번에는 원서 번역.
덕분에 매일매일이 영어와의 전쟁. 회사일과 병행하면서 진행하려니 집중해서 끝낼 수도 없고 휴일에 찔끔 하다가 짬이 날 때 찔끔 하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어차피 하루이틀 날 새서 끝날거 아니면 컨디션도 유지를 해야 하고..

하지만, 뭐랄까.
매일매일 규칙적으로 해야 하는 작업과 며칠이고 집중해서 해야 하는 작업을 병행한다는게 쉽지 않다.
(사실 전자의 작업에도 그렇게 익숙한 건 아니지만)
더군다나 일의 성격이나 환경이나 다들 비슷비슷한 작업도 아니고. 뭔가 하나에 집중을 했다가 다른 것으로 옮겨가려면, 한참을 헤매어야 한다. 번역을 한다고 치면 일을 시작하고 초반 10분~20분은 뇌가 예열이 되는 시간이라고 해야할까. typical한 표현 몇 개가 다시 머리 속에서 떠오르고, 빈도수가 높은 단어가 눈에 들어오고 해야 속도가 나기 시작하는데, 이건 또 잠깐 번역을 하다가 다른 작업 때문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내 머리 속의 책상에 쌓여있던 단어 조각들은 와르르. 소리를 내며 어딘가로 사라진다. 그러면 또 머리 속의 책상 위에 코드 조각과 레퍼런스를 주섬주섬 펼쳐놓고 또 뭔가를 깨작깨작. 와르르. 깨작깨작. 와르르...

회사에 휴가라도 신청하고 싶은 기분이다.


...


맥북을 팔기로 결정했다.
돈이 필요하게 된 것도 이유는 이유지만, 한 머신에서조차 Context-Switching이 어렵다는 건 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요즘 좀 심하게 들어서... 사실 일이 좀 한가하면 모르겠는데, 그렇게 널럴하게 작업을 진행할 상황도 아니니.. 당분간은 회사에서 지급받은 노트북으로 견디다가, 나중에 컴퓨터를 여유로 둬도 될 만큼 시간적으로든 금전적으로든 여유가 생길 때에야 맥 구입을 고려해 볼 생각이다.

그래도 지난 6개월간이 내 컴퓨팅 인생에서 참으로 즐거웠던 순간이었음은 부정하지 않겠어.
아아 맥...


* 혹시라도 중고 맥북에 관심 있는 사람은 연락주시압.
사양은 코어듀오 1.86, dvd 콤보, 60GB HDD, 1.25GB ram.
2006년 10월 2일 구입. 전체적인 외관은 중고틱 -,.- 불량화소 없음.
리모콘이나 박스나 매뉴얼이나 모든 구성품 그대로 있는 상태.
일반 모니터 연결용 miniDVI -> RGB 케이블 포함(원래는 별매품)



...


번역과 맥북이 내 삶을 냉탕도 열탕도 아닌 미지근한 일상으로 만들고 있다.

... 아니 사실은 저것들 때문이 아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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