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흐름을 이해하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지식의 많고 적음만이 문제되는 거라면, 우리에게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누구라도, 어떤 문제든지, 올바로 해결해나갈 수 있는걸까?
누구든 정보에 접근할 수는 있어도 시간은 유한하고 정보 또한 횡행한다. 권위를 동냥하여 얻은 사람이 정보를 퍼뜨리고, 숙고할 수 없는 사람들은 정보에 감염되고, 정보는 새로운 숙주를 찾아 사람들의 머리 속을 이동해다니고, 사회는 감염된 개체의 행위로 흔들린다.
지식의 많고 적음으로 우열을 가릴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뇌가 그저 피드백의 일부로 기능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이 쏟아붓는 숙고의 시간과 헌신적 노력으로 세상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 올바른 정보가 유통된다고 한들, 어차피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진실이나 공익을 위한 헌신에서 보람를 느끼는 사람보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사람의 수가 더 많을 수 밖에 없다. 진실에서 손을 떼고 이익을 위해 정보를 유포하는 사람들. 손해 혹은 헌신을 감수하고 정보를 유포하는 사람들. 판단하기에 앞서 단지 정보의 임시 저장소로서, 그리고 피드백의 일부로서 움직이는 사람들.
그 결과로 우리의 손이 닿을만큼 가까운 곳에는 욕망과 자본의 힘으로 전달된 정보만이 남는다. 어떤 미디어든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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