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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익숙해 있는 디지털 기반의 1:1 의사소통수단을 잠시 생각해보니, 다음과 같은 항목들로 나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동전화, Chat 기반 메신저, Message 기반 메신저, 메일. Chat 기반 메신저는 보통들 사용하는 대화 형식의 메신저(MSN, 네이트온, AIM 등)를 말하는 것이고, Message 기반 메신저는 개개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형식의 메신저(이동전화의 문자메시지, 지금은 좀 이용이 뜸한 ICQ라든가, 네이트온의 쪽지 기능도 이 범주에 넣을 수 있을 것 같다)이고, 메일은 말 그대로 메일.
그리고 여기에 가장 고전적(…)인 대면대화까지 추가하고, 각 의사소통수단의 특성을 생각해보고 다음 표를 한 번 그려보았다.
대면대화 | 이동전화 | Chat 기반 | Message 기반 | 메일 | |
실시간성 | 가장 높음 | - | - | - | 가장 낮음 |
전달여부 | 가장 높음 | - | - | - | 가장 낮음 |
비용 | 가장 높음 | - | - | - | 가장 낮음 |
비용 대비 | 가변적 | 가장 낮음 | - | - | 가장 높음 |
실시간성과 전달여부 확인 가능성은 사실 거의 비슷한 맥락이긴 한데, 실시간성은 “얼마나 빨리 상대방이 메시지를 받을 수 있는가”이고 전달여부 확인 가능성은 “상대방이 메시지를 받았는지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 보면 되겠다. 이 표만 보면 가능한 한 빠르게 정보를 전달하면서 전달 여부를 피드백받을 수 있을 경우 비용은 계속 증가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고, 비용이 하락하는 경우는 그 반대겠지.
* 여기에서의 비용은 단순히 통신비 뿐만 아니라 교통비나 이동에 필요한 시간(대면대화의 경우), 통신에 필요한 기기의 이용비용, 정보의 수신자가 정보를 처리하는데 드는 비용(이를테면 바쁜 사람은 전화를 못 받기도 한다)까지도 포함한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아마 사람들도 어렴풋이 이런 부분을 이해하고 중요한 이야기는 대면이나 전화, 혹은 별로 실시간성을 요하지 않는 경우에는 위 표의 오른쪽에 있는 수단으로 옮겨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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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d Touch를 구입한 이후 몇 가지 메신저를 사용해보면서, 이들 메신저의 초기상태 진입 시간(=어플을 실행하고 나서 대화 가능한 상태가 되기까지의 시간)이 그렇게 짧지 않다는 점이 좀 의아했다. 생각을 좀 더 해보고 난 후에 내릴 결론은, 이미 iPhone이 출시되어 있는 곳에서는 Chat 기반 메신저가 그리 빠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iPhone으로 단문메시지를 전달하는 편이 타 메신저에 로그인하고 뭐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으므로 더 빠를테니까. 문자 메시지 요금이야 좀 들지 모르지만, 그건 뭐 사용자가 알아서 선택할 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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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ON을 개발하고 나서 많이 들어오는 문의 중의 하나가 ‘왜 쪽지기능이 없냐’라는 것인데, 아주 단순한 답은 ‘NATON은 Chat 기반 메신저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컨셉이 길바닥에서 돌아다니다가 상대방에게 전할 간단한 메시지가 있을 때 즉시 아이팟 터치를 꺼내서 NATON을 실행, 메시지를 전달하고 프로그램을 종료한다, 까지다. 한국에는 아직도 iPhone은 출시되지 않았지만, (서울이라면)길바닥 어디에나 무선 네트워크가 깔려 있다. ‘가능한 한 빠르게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목적에 충실한 메신저를 만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한 것이 이 NATON이고, 그 때문에 리소스 증가나 실행 속도 저하를 일으킬 모든 요소는 배제하고 시작하려 했었다. (NATON 0.1의 용량은 80KB 내외이다. 물론 이것도 내가 iPhone 관련 리소스 최적화에 대해 잘 몰라서 증가한 부분이 일부 있다-_-;;) 그런 결과물이 지금의 NATON이고, 게다가 애초에 무료 어플리케이션을 목표로 둔 만큼 가벼운 리소스 때문에 외관이 허접하다 사람들이 뭐라해도 부끄럽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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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이 정식으로 출시되거나(과연 나오기는 하는걸까), 강력한 라이벌(실제로는 NATON에 비해 훨씬 우월한)인 NEON이 배포되기 시작하면, NATON의 위치는 어디쯤에 위치하게 될까 …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근데 뭐 아무려면 어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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