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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ON 개발, iPhone 개발 관련 뒷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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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ON을 개발하겠다고 마음먹고 나서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한 책은 Cocoa 개발 서적이었다. 다시 말하면, iPhone용 개발 서적이 아니라 Mac OS X 개발 서적을 봤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그 책에 씌여있던(원문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iPhone 개발은 곧 맥 개발입니다. 맥용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면 iPhone 프로그램도 빠르게 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는 문구에 낚인 탓이 컸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저자의 이야기가 많이 틀린 이야기는 아닌데 ... 정작 책에 오타와 일부 오역이 있어서 읽느라 고생했다. 

그리고 그때가지 나와있던 유일한 iPhone 관련 개발 서적을 같이 보았는데, 이건 초보용 책이 아니라 '바로 가져다 쓸 수 있는 코드'가 나열된 뭐 그런 종류의 책이라 ... 게다가 unofficial API를 맘대로 사용해주시는 바람에 여기서 가져다 쓴 코드 중 반수가 에러를 내는 꼴을 보고 나서는 그냥 참고용으로만 사용하게 되었다 (..)

그렇게 책을 읽고 간단한 iPhone 예제를 만들며 보낸 시간이 대충 3주. 회사 다니면서 이 분량 정도의 책을 3주간에 독파(라고 믿고 싶다만)했으면 나름대로 빨리 본 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만은 그거야 사람마다 다를테니 넘어가고.

실제 개발을 시작해보니 앞에서의 삽질은 그나마도 애교였다. 인터페이스 빌더의 View가 왜 이따위로 생겨먹었어! 얘는 왜 크기 조절도 안돼! View 위에 컨트롤 그냥 못올리는거야?! 그래서 autorelease를 쓰라는거야 말라는거야?! (이후 !과 ?!이 반복되는 상황...)

... 솔직히 그때는 워낙에 정신없이 개발해서 과정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책장을 덮고 나서 2주가 지나니 NATON 0.0.1이 릴리즈되어 있었다는 것 밖에는. (이때가 5월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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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는 앱스토어에 NATON을 제출하고 거부당하기를 반복하며 37일을 대기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 '내 프로그램이 얼마나 허접하기에 등록거부를 당하고 난리인가'라는 생각으로 자괴감에 빠지는 나날이었으나, 애플 본사의 QA팀 전화를 받고 이런저런 얘기를 듣고보니, 프로그램의 허접함이 문제가 아니라 어플리케이션 설명 문구에 넣은 'SK의 결정에 따라 이 프로그램의 사용이 중지될 수 있습니다. 저(개발자)는 이 프로그램이 항상 동작될 것이라 보장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제일 큰 문제였다고 한다. 아 놔 젠장[...]

여튼 그 통화 후 적절한 조치가 이어지고, 10일 후에 NATON은 앱스토어에 입성(7.16 AM 09:00), 단 37시간만에 한국 앱스트어 free apps 부문 1위를 정ㅋ벅ㅋ하기에 이르른다. (7.17 PM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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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주위에 얘기하기 시작하면서, 자주 받는 질문은 대부분 1. 개발하는데 돈이 얼마나 드냐(이런 자본주의의 노예들...) 2. 개발이 어렵냐는 것이다. 개발 비용이야 구글신께 문의하시면 될 일이니 일단 2번에 대해서만 잠시 언급해 보자면,

- 애초에 개발 경험이 전무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어렵고
  (얼마나 어려울지 솔직히 감도 안 잡힌다)
- c/c++ 프로그램을 작성해보지 않은 사람도 어려울 것 같고
  (지금 연도가 2009년인데 포인터라니 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 OOP 개념은 어느 정도 있으면 도움되는데 아니면 말고
- MVC 개념은 일반적 MVC 개념과는 좀 다르니 다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가면 될 것 같고
- 리눅스/유닉스 개발 환경에 익숙하다면 좀 도움이 될 것이고
  (Xcode이 내부적으로 gcc+을 사용해 프로그램을 컴파일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놀란다)
- 맥용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고
  (사실 Cocoa에 익숙하면 iPhone 개발 환경에도 금방 적응할 것 같다)
- 초기에 개발 환경에 익숙해지는데 타 개발 툴에 비해 시간이 좀 오래 걸릴 것이고
  (개념이 좀 신선괴상함, 하지만 익숙해지면 미칠듯한 개발 속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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