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기기를 경험해볼 겸 모토쿼티를 팔아치우고 뭐 이것저것 만져보고 있다.
오른쪽에 엎어져있는 비누 아이보리색의 유선형으로 매끄럽게 빠진 폰이 모토글램.
모토글램에 대해 몇 가지 생각나는대로 적어보면 :
- 남자가 들고 다니면 '왜 여자친구 폰을 들고 다니냐?'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는 화려한 디자인. 사실 그렇게까지 노골적인 디자인은 아니지만, 금색의 블링블링 전면은 좀 부담되기는 한다.
- 3.5mm 표준 이어폰 단자 채용.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으로는 뭐 특별할 것이 없긴 하지만 있으면 감사한거고 뭐.
- 한국에서만 발매된 모델이다보니 커스터마이징에 좀 제약이 있다.
- 모토쿼티보다 스펙상으로는 분명 한 세대 뒤의 물건이긴 한데, 사실 그렇게 빠르다는 느낌은 안 든다.
- DMB도 있고 라디오도 되고 ... 하지만 그냥 기능을 되는대로 막 우겨넣은 느낌. SKT 기본 어플도 무지하게 깔려 있고 수상한 백그라운드 어플도 우글우글해서 무거운 느낌이 드는지도?
- 사이드에 달려 있는 버튼이 은근히 잘 안 눌린다. 버튼이 프레임에서 돌출되지 않는 형태라서 보기에는 좋은데, 사용하기는 불편한 디자인. 뭐 이뻐서 용서된다면 넘어갈 수 있겠다.
녹색 지구를 위해 최대한 자원을 아껴서 만들었습니다.jpg : 모토믹스의 위엄
- 미국의 모토롤라 CLIQ에서 키보드를 제거한 QUENCH라는 모델을 한국에 모토믹스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모델. 이것 또한 모토쿼티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발매된지 1년 이후에나 한국에 발매되었는데, 사실 미국에서도 저가형 포지션으로 발매되었던 모델이라 ... 그냥 개발용으로나 쓰면 좋을 모델일 것 같다. 아우 이놈의 모토롤라는 국내에 CLIQ이나 발매해 줄 것이지.
- 개인적으로는 하드웨어 버튼(터치 방식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눌러야 함)은 맘에 드는데, 전반적으로 원가절감하느라 고생 꽤나 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싸구려 티가 난다. 배터리 커버 두 개를 주는건 무슨 센스인지 알 듯 모를 듯.
- 한가운데의 버튼은 커서 역할도 한다. 처음에는 버튼의 각 면이 상하좌우 버튼 역할을 하는 줄 알았더니(만약 그렇다면 에뮬레이터 머신...!) 상하좌우로 스크롤을 해야 커서 입력을 인식하는 방식이라 조금 애매. 있으면 편하기는 한데, 화면 터치가 안 되는 것도 아니고 굳이 있으나마나 한 버튼을 대체 왜 넣었는지 원...
- 그냥 싼 맛에 써보고 싶다면 말리지는 않겠으나, 해상도가 320x480이라는 것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안드로이드 개발하면서 느끼는건데 ... 뭔가 특별히 사양이 높아야 한다거나, 특별한 기능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던가, 게임 개발해야 해서 폰 화면 사이즈별로 리소스 사이즈 맞춰야 하는 상황이라던가 ... 그런 상황이 아니면 개발폰은 그냥 아무거나 써도 되는 것 같다. 난 그냥 이것도 처분하고 되도록이면 사이즈 작은 모델이나 하나 구입해볼까 하고 생각 중.